매거진

늘 새로운 이야기가 있는 야크마을만의 소식지

  • BAC NEWS

    금오도 - 섬앤산

    //이미지// 고종이 명성황후에게 선물한 섬, 식생 우수하며, 다도해국립공원 비경 갖춰 세상을 살아가다 문득 그리워지는 바다가 있다. 콱 막힌 가슴이, 바다 앞에 서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바이러스가 옥죄여 오는 요즘처럼. 아무리 발버둥 쳐도 엉키기만 할 뿐, 풀리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럴 때는 바다가 약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해안길을 따라 걷고, 바닷바람 부는 섬산 능선에 올라서면 생각할 틈 주지 않고 덮쳐오는 원초적인 파랑에 감각이 포위된다. 때 묻지 않은 바다와 산의 협공, 행복한 고립에 빠지게 된다. 걷는 것만으로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곳, 여수 금오도를 소개한다. //이미지// //이미지// 금오도는 우리나라 섬 중 21번째로 크다. 섬이 마치 ‘황금빛 자라’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금오도金鰲島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여수 돌산의 남쪽으로 뻗어 있는 여러 섬과 함께 금오열도를 이루고 있다. 과거엔 사슴이 떼 지어 살 정도로 자연환경이 뛰어났던 곳이다. 특히 금오도의 나무는 궁궐을 짓거나 판옥선을 만드는 황장목으로 쓰일 만큼 귀중하게 다뤄졌다. 조선 왕실에서 직접 관리하며 사람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던 이 섬은 1885년 봉산封山 해제 이후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다. 고종은 금오도를 아내인 명성황후에게 선물로 주었으며, 명성황후는 이곳에 사슴목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이란 문구를 볼 수 있지만, 실제로 다녀간 적은 없다. 지금도 서울에서 반나절 이상 걸리니, 당시에는 먼 오지였다. 금오도가 고향인 김병호 선생의 옛 이야기를 들으며 비렁길을 걷는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사투리로 해안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조성된 18.5㎞의 걷기길이다. 모두 5개 코스로 나뉘어 있으며 8~9시간 정도 걸린다. 숲이 울창하다. 다른 섬에 비해 다양한 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은 왕실의 봉인된 섬이었던 까닭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유독 이 섬만 숲이 짙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무섬’이라 불렀다고 한다. 나뭇가지에도, 바닥에도 붉은 저고리 입은 여인이 있다. 시골 미인마냥 큼직한 통꽃 동백, 이토록 순수한 빨강은 본 적 없다. 사랑 같은 거 믿지 않지만 독하게 눈 맞아 돌아오지 않는 사람처럼, 지독한 일편단심에 차마 꽃을 밟을 수 없다. 김병호 선생이 “동백꽃은 가지에서 피고, 땅에 떨어져서 피고, 사람 가슴에서 핀다”며 세 번 피는 동백의 내력을 알려 준다. //이미지// 짙은 대나무숲이 마중 나오고, 일탈을 감행한다. 편안한 비렁길 1코스를 벗어나, 조성 중인 완전치 않은 샛길로 든다. 김 선생은 “보여 줄 것이 있다”며 길을 이끈다. 벙커는 오래도록 방치되었는지 넝쿨과 어우러져 유적이 되었다. 길인 듯 길 아닌 듯한 은밀한 정글숲 끝에 닿자, 반전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와 섬이 만나는 모퉁이 끝에 솟은 하얀 등대. 용머리등대다. 이름을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정적인 등대와 망망대해가 만나 단순명료하지만 강렬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여운이 있어 가풀막을 따라 1코스로 돌아가는 길이 힘들지 않았다. 반듯한 데크길은 별 어려움 없이 바다경치를 실컷 보여 준다. 인심 좋은 시골 백반집처럼 곳곳에서 터지는 경치에 셔터를 누르는 주민욱 사진기자의 손이 바빠진다. 모처럼 젊은 아웃도어 마니아들이 동행했다. 블랙야크 강휘성, 정회욱, 최제우 사원이 바닷바람 앞에 섰다. //이미지// 압도적 시원함, 미역널방 전망대다. 실제로 미역을 널었던 볕이 잘 드는 벼랑 끝으로 튀어나온 마당바위다. 건너편 나로도가 그려 놓은 순한 능선이 평화롭고,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빛이 조명처럼 바다를 비춘다. 한 굽이 돌아서자 잘 생긴 암벽이 나오고 아래에 너른 송광사 터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모후산에 올라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조학한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 마리는 순천 송광사에, 한 마리는 고흥 송광암에, 마지막 한 마리는 이곳에 날아왔다고 한다. 이 세 곳에 세운 절을 삼송광三松廣이라 부른다. //이미지// //이미지// 다도해 풍경을 과식한 탓에 걸음이 느리다. 2코스까지 가지 못하고 함구미로 하산한다. 경치 좋은 해안절벽에서 야영하려 했으나, 섬 자체가 국립공원이라 야영이 금지되어 있다. 금오도에서 가장 유명한 금오도캠핑장으로 이동한다. 평일에도 캠핑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이곳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바다 경치는 기본이고, 샤워장과 화장실 같은 주변시설이 깔끔하다. 대부산 잘못된 이름, 매봉산이 맞아 각자 개인 텐트를 가져와 자기 텐트에서 숙면을 취하고 맞은 아침. 봄이라기엔 바람이 차갑고, 겨울이라기엔 매화가 지나치게 화사하다. 함구미마을에서 매봉산으로 올려친다. 인터넷 포털 지도에는 대부산이라 쓰여 있으나, 이곳이 고향인 김병호 선생은 “잘못된 이름”이라 목소리 높인다. 일제강점기 두모리 일대의 땅을 정부에 빌려(대부) 밭을 일궜다 하여 생긴 이름이 대부산이며, 대부분의 섬사람은 원래 이름인 ‘매봉산’으로 불렀다는 것. 여느 매봉산이 그러하듯 매가 많이 사는 산이라 하여 유래한다. 산 중턱의 정겨운 돌담길은 흔적으로만 남은 중터마을. 100년이 넘었다는 마을 가운데의 비자나무만 홀로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섬산답게 높이는 382m로 낮아도 오르막은 짧지 않다. 외부인의 출입이 봉인된 산이었던 덕분에 지금도 다양한 나무 //이미지// < 금오도 지도 > 내륙 깊숙한 곳인양 경치를 꽁꽁 숨겨두었던 매봉산은 주능선 암릉에 이르러서야 트인 경치를 선물한다. 육지 방면으로 현란한 해안선이 흘러가고, 꼬리 치는 강아지처럼 바람이 와락 안긴다. 오름길의 땀방울을 순식간에 날려버리는 꽃샘바람. 한동안 바람 길 위에 머무르며, 임호상 시인의 시 ‘금오도’를 읊어본다. ‘오지마라 / 이곳은 왕의 나라, 황후의 섬 (중략) 벼랑 끝 내몰리던 간절함으로 오라 / 비렁길 걷는 어디에도 / 경건하지 않은 곳 있으랴 / 금오도 올 때는 / 그대, 아름다운 섬이 되어 오라’ 이제 산행의 달콤한 부분만 남았다. 편안한 능선을 따라 간간이 터지는 남해와 여수 앞 바다의 경치를 야금야금 만끽한다. 태풍에 무너진 팔각정이 있던 터를 지나 짙은 소사나무 숲으로 든다. 에델바이스처럼 순수한 섬세함을 피운 산자고가 눈길을 잡아끈다. 쥐똥나무와 가시나무가 푸른 잎으로 건강한 숲의 식생을 과시한다. 정상은 별 볼일 없다. 이정표와 삼각점뿐, 빠르게 BAC 인증사진을 찍고 드문드문 펼져지는 남도의 선경을 마음에 쏟아 넣고, 여천항으로 내려선다. 목을 꺾고 떨어진 붉은 마음이 바닥에 있다. 끝났다고 방심한 순간, 훅 치고 들어온 동백이 가슴에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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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크마을

    귤 향기를 맡으며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는, 감귤 체험 농장

    야크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둘레길 '야크래' 안에 자리하고 있는 제주의 햇살을 품은 감귤밭. 귤 향기를 맡으며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야크마을의 감귤 체험 농장이 11월 중순에 문을 엽니다. '비자트 제주' 웰컴센터에 가다 보면 옆으로 길게 이어진 감귤밭이 보이는데요. 감귤이 노랗게 익어갈수록 야크마을에도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제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은 감귤 나무는 농장을 찾는 이들에게 감귤을 내어주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손길에 종종 다치기도 하는데요. 야크마을 체험 농장은 나무가 다치지 않도록 아침과 낮, 하루 두 번만 문을 열기로 하였답니다. 첫 눈이 내리기 전, 올겨울에는 아이들과 함께 야크마을에서 직접 귤을 수확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무르지 않도록 동그란 귤을 살며시 잡고, 꼭지는 조금 남겨 놓은 채로 '톡-' 하고 가지를 자르는 순간 퍼지는 귤 내음.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감귤을 수확하는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게 느껴질 거에요. 감귤 체험 농장 -11월 18일 ~ 12월 말 운영 -비자트 투숙객 한정 -3kg 무료, 초과 시 요금 부과 -기상 상황에 따라 기간 및 시간은 변동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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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PEDITION

    하늘로 간 '산친구'

    //이미지// 오랫만에 집을 나서 등산화 끈을 묶고 도봉산으로 향했습니다. 항상 혼자 가는 길이지만 오늘은 애인이자 아이들 엄마이자 집사람인 그녀와 함께 하는 길입니다. 오늘의 산행 목적지는 8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산 친구가 있는 곳입니다. 선인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그를 묻었습니다. 묻었다기 보다는 장례를 치른 후 유족에게 양해를 구해 유골 일부를 덜어서 선인봉이 잘보이는 산기슭 나무아래에 뿌린 것이죠. //이미지// 도봉산장부터 산길을 알려주고 삼신암터에 들러서 옛이야기 들려주고 주변 구경을 시켜주고 능선길에 올라섭니다. 멀리 경치가 조망되는 너럭바위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쉬던 제 애인이 뒤 편 바위 앞에서 절을 하는 저를 의아하게 바라봅니다. 당시 그 친구를 여기에 묻고 집에 와서 적었던 글입니다. 애인에게는 이야기로 들려준 내용입니다. 항상 그렇듯 산 친구를 보내고 돌아와 정신적 긴장이 풀어질 때면 마치 멀고 긴 여행에서 돌아온 기분이 듭니다. 예전 촐라체에서 하늘로 간 (김)형일을 보낼 때 그랬고,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민)준영을 보낼 때도 그랬습니다. //이미지// 정신적 긴장의 상태를 '텐션(tension)이라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클라이머들이 등반 중 추락할 때나, 추락하기 전에 확보보는 동료에게 외치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줄(자일)을 느슨하게 하지 말고, 팽팽하게 당기라는 의미이죠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필연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슬프고 허망하고 황당한 정도가 큰 것은 불현듯 찾아오는 불확실성에 있는 것이고, 생물학적 나이가 젊거나 어리기 때문에 강도가 센 것 아닐까요. 나이가 많아 찾아드는 노환이거나, 나이가 깊어짐에 따른 자연사(自然死)일 경우에는 '호상(好喪)' 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합니다. 모든 개별적인 죽음이 다 슬프고 사연이 있을진데 어찌 좋다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요.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말이라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공감하고 싶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갑자기 닥쳐 온 산친구의 장례식장 첫 날... 남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는, 아니 믿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집사람이 울며 통곡하더군요. 누구 아저씨도 왔고, 누구 형도 왔는데, 왜 우리 그 이만 없느냐며 ... 발인제가 끝나고 운구를 할 때도, 영구가 화로에 들어갈 때도 그 녀의 통곡은 깊었습니다. 모든 유족이 그렇듯 고인의 유골을 수습할 때가 가장 슬픔이 깊어집니다. 거기서 그 녀가 또 한 번 오열하며 통곡하며 말합니다. 다 들 미워할 거라고, 전부 미워할 거라며 우리들 산사람들을 보며 울며 말합니다. 그의 유골함을 받아 들고 걸어갈 때는 "이게 뭐냐, 겨우 이것 뿐이냐, 다 용서할 수 없어, 다 미워할거야..." 라고 깊게 오열했습니다. 산 다니는 죄, 등반을 하는 죄 실로 큽니다. 그의 집사람의 외침에 우리는 죄인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인과 함께 산을 다녔던 일행 모두 산에 올라 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상을 차리고 제례를 올리고 그를 보냈습니다. 그녀도 많이 안정을 찾은 모습이더군요. 많은 산사람들에게 그녀가 마지막 인사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눈물을 조용히 흘리더군요. 그 눈물을 보며 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눈물 속에서 스쳐가는 많은 영상들을 보았습니다. 많은 산친구들을 보내며 죽음이라는 것, 이별이라는 것에 이제 웬만큼은 친숙해졌고 무디어졌다 생각했는데 개별적인 죽음 앞에서는 항상 개별적 슬픔이 앞서, 슬프고 눈물 짓게 합니다. 다시 도봉산장으로 내려와 커피를 마십니다. 날이 따뜻해 마당에서 마셔도 너무 좋습니다. 산장의 어머니는 항상 그 모습인 듯 하네요. 친구를 만나고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문을 연 천만불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또 다른 산친구와 유쾌하게 막걸리를 마시고 헤어져 돌아온 날이었습니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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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스토리

    '산'은 가장 큰 '꽃다발'

    //이미지// 봄이 왔습니다 . 봄을 맞아 꽃들이 약속을 지키 듯 차례로 피고 집니다 . 봄이 짧듯 이 꽃들은 잠시 피었다가 집니다 . 그리고 내년 봄이는 다시 약속의 시간이 됩니다. 우리가 산을 찾는 가장 큰 보상은 바로 매년 되풀이 되지만 결코 식상하지 않은 자연의 약속입니다. //이미지// 봄은... '산'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큰 꽃다발'을 우리에게 안겨 주고 있습니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의 생명이 태동하며 진달래, 벚꽃, 개나리....철쭉 등 봄꽃으로 산은 화려하게 옷을 갈아 입습니다. 파릇하게 돋아나는 연둣빛 새순과 만발한 봄 꽃에서 명산100을 도전하는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 //이미지// 산 전체가 거대한 꽃다발이라면 야생화들은 숨은 보물입니다 //이미지// 바짝 엎드려 눈 맞춤을 하면 봄바람에 떨며 고개를 흔들지만 숨죽여 기다리는 동안 맛보는 흙냄새도 봄의 향기입니다. 작고 앙증맞은 야생화를 마치 보물 찾기 하듯 이리저리 찾아 다니게 만드는 천마산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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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스토리

    "너 지금도 산에 열심히 다니냐"

    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산선배를 만났습니다. 겨울이면 산악인들이 자주 찾는 양주 도락산 산학폭(일명 가래비) 에서 말입니다. 근 10년 가까이 못보다가 만나니 무척 반갑더군요. //이미지// 그 선배는 도봉산입구에서 등산장비점을 운영했었고 지금은 중고장비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선배는 예전에 등반을 열심히 했었던, 아니 '열심히'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열렬하게 다닌 선배였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는 등반을 전혀 안하다가 회사를 다니면서 등반을 한 경우지만, 그 선배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산악회에 입회하여 등반을 했으니 엄청 오랜 기간 산을 다닌 것이죠. 지금은 없어진 고등학교인 서울의 수송전공이라는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 학교 출신들이 만든 산악회가 ‘경송산악회’ 이고 그 산악회에서 개척한 바위길이 선인봉에 있습니다. 지금도 인기 있는 암벽루트인 '경송A', '경송B' 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지// 그 선배는 도봉산입구에서 등산장비점을 운영했었고 지금은 중고장비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선배는 예전에 등반을 열심히 했었던, 아니 '열심히'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열렬하게 다닌 선배였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는 등반을 전혀 안하다가 회사를 다니면서 등반을 한 경우지만, 그 선배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산악회에 입회하여 등반을 했으니 엄청 오랜 기간 산을 다닌 것이죠. 지금은 없어진 고등학교인 서울의 수송전공이라는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 학교 출신들이 만든 산악회가 ‘경송산악회’ 이고 그 산악회에서 개척한 바위길이 선인봉에 있습니다. 지금도 인기 있는 암벽루트인 '경송A', '경송B' 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루트를 개척한 장본인이 바로 '공재은'이라는 이름의 클라이머였고, 그 선배는 80년대 인수파, 선인파 하던 시절 선인파를 대표할 만한 뛰어난 클라이머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당시 선인파에는 국내에 내노라하는 걸출한 클라이머들이 다수 있었는데 그 선배는 그 클라이머들 중 한 명이었죠. //이미지// 예전의 70-80년대 클라이머들은 대부분 나이 40이 됙 전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고 생업에 종사하느라 산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등반을 한다 해도 예전처럼 못하기 때문에 가끔 후배들과 줄을 묶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위에 그 선배는 맹렬한 클라이머였으므로 체력도 좋고 등반도 잘했지만, 군대는 현역이 아닌 방위(단기사병)를 다녀왔습니다. 군에 못간 이유가 색맹인가 그랬을 겁니다. 암튼 그 선배는 방위시절 선인봉 야영장 텐트에서 군부대를 오가는, 즉 출퇴근을 산에서 했었습니다. 그 정도로 골수 바위꾼 정말 좀처럼 보기 힘든 산악인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도봉산자락 마을에 내려와서 쌀과 부식을 잔뜩 짊어지고 석굴야영장으로 올라가면 몇 달씩 속세에 내려오지 않고 텐트에서 생활하며 등반만 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저도 등반에 입문하고 초창기에 그 선배를 따라다니며 등반을 배우곤 했습니다. 선인봉 인수봉에 가면 죄다 아는 선후배들이더군요. 그러던 선배는 결혼을 하고 생업을 위해 장비점을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서강대학교 근처에 있다가, 신용산역 근처로 옮겼는데 계속 장사가 안되다 보니 손해를 많이 봤고 나중에는 도봉산 입구로 오게 되었습니다. 도봉산 입구에는 천만불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아주 오래되었고 선인 골수 산악인들에게는 고향같은 집이죠. 그 집 어머니와도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머니말에 의하면 중학생때부터 ‘엄마’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하더군요. 그러던 까까머리 학생녀석이 나이 먹고 장비점 차려서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으니 격세지감이라 할 만 하지요. 그 공재은 선배가 결혼할 때 주례를 봐주신 분이 도봉산장을 운영하시던 유용서씨(설악산 권금성산장 주인 털보 유창서씨의 형)입니다. 지금은 미망인인 할머니 혼자 남아 커피를 볶아서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죠. 도봉산 입구에서 장비점을 하던 선배에게 나는 자주 들렀습니다. 선인봉 야영들어갈 때 마다 들렀고, 기회가 있으면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장비점 운영이 어려워 자금 결제가 어렵다고 돈을 부치라고 하면 돈을 보냈다가 받지 못해 장비로 가져온 적도 몇 번 있었죠. 내가 산악회 회장을 맡고 있던 시절에는 장비구입은 선배의 장비점에서 주로 했었습니다. 그 선배는 산을 떠났어도 가끔 후배들과 줄을 묶곤 했는데, 선인봉의 중상급 바위길인 '표범길' 을 암벽화도 아닌 릿지화도 아닌 일반 운동화를 신고도 여유있게 등반을 해치웠습니다. 진정 선인파 골수 클라이머가 아닐 수 없었지요. 그 선배와의 추억은 비단 이것 뿐이 아니라 재미난 에피소드도 아주 많았습니다 그 선배는 지금 거벽등반교육을 가르치는 등산학교인 '익스트림라이더'(고 최승철 김형진이 1997년에 만듦) 등산학교 1기 수료생이기도 합니다. 공선배는 죽은 승철과 형진을 무척 아꼈고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선인봉을 대표하는 젊은 시절의 공재은선배에게 비치던 두 후배의 모습은 꼬맹이들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한국을 대표할만한 거벽등반가로 거듭 났을 뿐아니라 암벽 빙벽에서도 국내 최고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었죠. 그 후배들이 해외원정을 간다고 들르면 장사가 안돼 힘든 시기여서 현금은 못주어도 등반에 필요한 장비들을 챙겨주곤 했드랬습니다. 암튼 가래비 빙벽장에서 오랫만에 만난 공재은선배는 머리에 눈이 하얗게 내려 앉아있었고 몸이 많이 불어있었습니다. 날씬했고 부드러웠던 선배의 몸은 물리적 나이 60살을 훌쩍 넘어 외견상으로는 5년 이상 더 들어 보였죠. 살이 찌고 배도 나와서 더 나이가 들어보였을 겁니다. 내가 선배를 발견하고 “재은 형” 하며 외치자, 나를 보자마자 처음 선배가 한 말이 그것입니다. “이야~ 상섭아, 반갑다...이게 몇 년 만이지? ...... 아무튼 너 지금도 산에 열심히 다니냐!” 난 가끔 선배들이 이런 말을 할 때 두 가지로 해석을 합니다. - 넌 참 오랜 기간 동안 열심히 산에 다니는 구나. - 넌 이 나이 먹고도 여태 산에 다니냐 전자는 칭찬이고 후자는 비아냥입니다. 전자는 '초심을 잃지 않고 등반을 계속하니 대단하다'는 것이고, 후자는 '젊은 시절 청춘을 바쳐 등반에 몰두한 건 좋은데, 나이 먹어서도 계속 하고 있느냐 '라는 자조적인 말입니다. 선배는 도봉역 입구에서 중고등산장비점을 운영한다고 말하며 조만간 소주 한 잔 기울이자고 하더군요. 그 형 술을 엄청 좋아 합니다. 대부분 산꾼들이 그렇듯이… //이미지// 그런데 그 선배의 말처럼 난 왜 여태 산을 다니고 있는 것일까요? 등반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내내 그리고 한 동안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던 화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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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26
  • 야크마을
    숲 명상 & 요가테라피 체험 클래스
    | 야크마을 숲 명상 & 요가테라피 체험 클래스 ⌓ 대상 : 야크마을 비자트 투숙고객 ⌓ 날짜 : 24.07.19(금)~24.08.18(일) 매일 ⌓ 시간 : 오전 07시~08시 ⌓ 장소 : 야크마을 잔디광장 ⌓ 비용 : 무료 (1일 전 사전예약 필수/1일 선착순15명) ⌓ 수련 시간표 월.수.금 : 릴렉스 빈야사 화.목 : 숨 테라피 토.일 : 이완 요가 * 야크마을 투숙고객 대상 프로그램입니다. * 성인 대상 프로그램입니다. * 수업 1일전 사전 예약 필수 * 요가 매트 현장 대여 가능합니다. * 우천시 오전 6시 취소 안내드립니다. ☎️예약문의: 064-760-1901,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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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숲명상&요가테라피 체험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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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숲속 친구들 안녕! 리틀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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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야크마을에 찾아온 따뜻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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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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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야크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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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2023 제주특별자치도 친환경 관리 우수사업장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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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린 겨울, 기다린 귤
    제주여행이 설레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 노랗게 익은 감귤을 직접 맛보고, 바구니 가득 따보는 일 만큼 달콤한 수고로움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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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크마을
    새로운 라인업으로 돌아온, 두도 레스토랑
    두도 레스토랑 ??????? ???? 야크마을 두도 레스토랑이 11월 10일, 새롭게 찾아옵니다 ! [ 운영시간 : 오전 ??시 - ??시 ] * 조식/중식 운영 * 브레이크타임 : 오전 ??:?? - ??:?? ???? ????????? _ 게우 크림 파스타 ???? ????? _ 전복 해물 뚝배기 두도 코스 ???? ?????? - ?????? 코스 - ???? 코스 * 1코스 6메뉴 두도 시그니처 ???? ????????? - 한우 차돌박이 짬뽕 - 흑돼지 모둠 카츠 - 왕새우 튀김우동 - 게우 크림 파스타 - 회장님 자연송이 전복 갈비탕 - 야크마을 바비큐 플래터 두도 로컬 ???? ????? - 전복 해물 뚝배기 - 성게미역국 정식 - 제주 돔베고기와 묵은지 - 제주돼지 화로 모둠구이 - 제주산 은갈치 조림 [ 운영시간 : 오전 ??시 - ??시 ] * 조식/중식 운영 * 브레이크타임 : 오전 ??:?? - ??:?? - 제주 땅이 키운 제철 식재료, 두도가 재해석한 '제주의 자연'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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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새로운 메뉴 라인업으로 돌아온, 두도 레스토랑
    두도 레스토랑 ??????? ???? 야크마을 두도 레스토랑이 11월 10일, 새롭게 찾아옵니다. [ 운영시간 : 오전 ??시 - ??시 ] * 조식/중식 운영 * 브레이크타임 : 오전 ??:?? - ??:?? ???? ????????? _ 게우 크림 파스타 ???? ????? _ 전복 해물 뚝배기 제주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정갈한 코스메뉴 부터, 두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들과 로컬메뉴까지. 두도 레스토랑 요리연구가들이 만든 품격있는 식사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전 메뉴 ] 두도 시그니처 ???? ????????? - 한우 차돌박이 짬뽕 - 흑돼지 모둠 카츠 - 왕새우 튀김우동 - 게우 크림 파스타 - 회장님 자연송이 전복 갈비탕 - 야크마을 바비큐 플래터 두도 로컬 ???? ????? - 전복 해물 뚝배기 - 성게미역국 정식 - 제주 돔베고기와 묵은지 - 제주돼지 화로 모둠구이 - 제주산 은갈치 조림 두도 코스 ???? ?????? - ?????? 코스 - ???? 코스 * 1코스 6메뉴 [ 운영시간 : 오전 ??시 - ??시 ] * 조식/중식 운영 * 브레이크타임 : 오전 ??:?? - ??:?? - 제주 땅이 키운 제철 식재료, 두도가 재해석한 '제주의 자연'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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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꿈꿔왔던 자연 속 하루, 비자트 캠핑
    꿈꿔왔던 자연 속 하루, 비자트 캠핑 자연 속에서 보내는 하루를 동경하지만 기존 캠핑장의 불편함과 캠핑 장비사용의 어려움으로 선뜻 캠핑을 도전하기가 어려웠던 분들을 위해 준비한 야크마을의 비자트 캠핑. 커다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으며 맞이하는 캐빈에서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마주하는 창밖 풍경은 그동안 꿈꿔왔던 자연 속 하루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하게 합니다. 고요하게 자연을 마주하는 거실에 앉아 시의 한 구절을 나즈막히 소리내어 읽어보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면 종이에 적어 기록해 보기도 하는 비자트 캠핑에서의 오후. 천천히 원두를 갈아 커피 한잔을 내려 마신 후에 타닥타닥 타자기로 지금의 감정을 기록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복잡했던 마음도 어느새 고요해 집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저녁에는 장작으로 불을 피운 화목난로 앞에 앉아 타오르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바쁜 일상과 복잡한 생각들은 잠시 접어두고, 장작이 타오르는 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쏟아지는 별 아래에서 보내는 하룻밤. 오로지 자연과 나에게만 집중하며 보냈던 비자트 캠핑에서의 자연 속 하루는 여행을 마무리한 후 돌아갔을 때 새로운 일상을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됩니다. 야크마을, 비자트 캠핑 Cabin · Cara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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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크마을
    야크를 닮은 공간, 야크마을
    야크를 닮은 공간, 야크마을 사람이 험준한 고개를 넘을 때 옆에서 동행하며 짐을 운반해 주고 시기마다 털갈이를 해, 사람에게 친환경 보온 소재를 내어줍니다. 야크는 배를 채울 때에도 뿌리는 그대로 남겨두고 가지와 이파리만 뜯어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BYN블랙야크는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도 야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농어촌 휴양단지 야크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온전한 쉼으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공간, 야크마을’ 야크마을은 지친 마음을 달래고 삶의 균형을 회복하며 새로운 영감을 전하는 아웃도어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천혜의 자연과 한라산이 살아 숨 쉬는 제주에서 자연과 교감하며 휴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소중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영감과 연대로 가득한 시간을 누려보세요. ‘ (지도 이미지도 대체) 야크마을을 온전히 즐기는 방법 BIZART HOME 제주의 오름과 바다를 닮은 비자트 홈 일반적인 호텔의 수직 객실형태를 탈피하여 한라산의 능선을 닮은 곡선 형태의 모습으로 어디서든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한라산 조망의 자쿠지와 프라이빗 풀 그리고 전 객실에 있는 개별 정원은 일반 호텔의 객실에서 가질 수 없는 평온한 쉼을 누릴 수 있습니다. 리빙, 가든, 풀 3가지 타입의 객실에서 여행의 목적에 맞는 차별화된 휴식을 경험해보세요. BIZART CAMPING 내 아이와 함께 즐기는 첫 캠핑 캠핑의 분위기를 동경하지만, 장비와 기존 캠핑장의 불편함으로 인해 캠핑을 주저했던 입문자들을 위해 준비한 숲 속 캐빈입니다. 캠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불편함 없이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캠핑의 낭만과 여유로움을 만끽해보세요. Restaurant 제주 식재료의 매력을 보여주는 곳, 두도 레스토랑 곡식을 보관하는 곳이라는 뜻의 두도는 제주의 음식문화가 전통이란 섬에 메여 있지 않고, 진화할 수 있도록 제주의 식재료를 새롭게 해석한 음식을 제공합니다. 신선한 제주 특산물로 만든 다양하고 정갈한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Outdoor pool 지하 200m 천연 화산 암반수 아웃도어 풀 한라산 지하 200m 천연 화산 암반수 사용하는 대형 아웃도어 풀입니다. 유아를 위한 유아 풀장과 피로를 풀어줄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 풀 사이드 바 웨이브 바이브가 준비돼 있어 남녀노소 즐길 수 있습니다. 야크마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국적인 풍경이 매력적인 아웃도어풀에서 야자수와 한라산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즐겨보세요. Tangerine Farm 귤꽃향을 맡을 수 있는 야크마을 속 감귤밭 야크마을이 생기기 전 원래부터 이곳에 있었던 감귤밭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덕분에 봄이면 달콤하고 진한 귤꽃향이 날리고, 가을이 지날 때 쯤이면 노란 귤로 야크마을의 풍경이 가득찹니다. 날씨가 추워져 귤이 열리면 감귤체험농장도 문을 연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직접 귤을 수확하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Like a YAK 영감을 전하는 공간, 라이크어 야크 폐 감귤창고를 그대로 살린 공간으로 한국인들에게 낯설은 야크를 모티브로 야크마을이 지향하는 가치를 예술작품과 결합하여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듯한 이 공간의 예술적인 요소가 새로운 영감을 자극합니다. YAKRAE 야크마을을 둘러싼 산책로 제주의 자연이 고스란히 담긴 산책길 야크래. 걷다 보면 보이는 한라산의 멋진 전경과 남쪽 바다를 천천히 바라보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제주의 자연을 느껴보세요. 산책로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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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하얗게 눈이 내린 야크마을의 첫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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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동화 속에 온 듯, 동백꽃이 핀 야크래를 산책해 보세요.
    야크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책길 야크래. 야크래에도 하나 둘 동백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붉게 산책로를 물들였습니다. 야크래를 걷다가 문득 마주친 동백 길 - 마치 동화 속에 와 있는 듯한 기분에 자연스레 걸음을 멈추고 잠시 풍경을 감상해 봅니다. 동백꽃이 피는 계절, 야크마을에 머무르신다면 소중한 사람과 함께 여유롭게 야크래를 걸어보세요. 마음이 포근해지는 풍경에 잠깐 눈길을 빼앗겨도 보고, 차가운 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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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야크마을의 첫 Christmas
    야크마을에도 어느덧 첫 겨울,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야크마을에서 곧 다가올 내년에 꼭 이뤄졌으면 하는 소원을 적어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어보기도 하고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트리와 함께 겨울 감성이 가득 담긴 예쁜 사진도 한 장 남겨보세요. 여러분과 함께하는 야크마을의 첫 크리스마스는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추억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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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크마을
    당신의 특별한 휴식을 위해 준비한 비자트의 SPECIAL
    비자트는 야크마을을 찾는 이들이 온전히 휴식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객실 환경 구성에 진심을 다했습니다. 한라산이 보이는 자쿠지에서 피로를 푼 후, 여행으로 긴장된 마음을 완화시켜 줄 야크마을의 시그니처 에센셜 오일. 가든 스위트 객실에는 최고 등급의 프레그런스 오일을 사용한 핸드메이드 현무암 디퓨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KC인증을 받은 안전한 제품으로 잠들기 전까지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여행으로 지친 몸의 피로를 풀어줄 숙면을 위해 비자트 침구는 시몬스 최고급 라인 뷰티레스트 매트리스를 사용합니다. 특히 풀 스위트 객실에서는 뷰티레스트 중에서도 프리미엄인 블랙클라쎄를 구비하여 지친 여행길에 편안한 숙면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친구,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에 분위기 있는 음악은 빠질 수 없겠죠. 풀 스위트 객실에는 디자이너 ‘Paolo Cappello’와 환경 호환적 소재를 사용하는 이탈리아 가구브랜드 ‘Miniforms(미니폼즈)’의 합작인 블루투스 스피커 'Caruso(카루소)'로 소중한 이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고급스러운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야크마을에서 보내는 휴식의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길 바라는 비자트 제주. 비자트가 준비한 최상의 객실 컨디션으로 온전한 휴식을 경험해 보세요. 비자트 Special 리빙 스위트(Living Suite)|원두, 포춘쿠키, 핸드 드립 세트 가든 스위트(Garden Suite)|커피 드립백, TEA, 에센설 오일, 스톤 디퓨저 풀 스위트(Pool Suite)| 맥주&음료 구성 미니바, 시몬스 뷰티레스트 블랙클라쎄, 미니폼즈 카루소 블루투스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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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크마을
    귤 향기를 맡으며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는, 감귤 체험 농장
    야크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둘레길 '야크래' 안에 자리하고 있는 제주의 햇살을 품은 감귤밭. 귤 향기를 맡으며 제주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야크마을의 감귤 체험 농장이 11월 중순에 문을 엽니다. '비자트 제주' 웰컴센터에 가다 보면 옆으로 길게 이어진 감귤밭이 보이는데요. 감귤이 노랗게 익어갈수록 야크마을에도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제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은 감귤 나무는 농장을 찾는 이들에게 감귤을 내어주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손길에 종종 다치기도 하는데요. 야크마을 체험 농장은 나무가 다치지 않도록 아침과 낮, 하루 두 번만 문을 열기로 하였답니다. 첫 눈이 내리기 전, 올겨울에는 아이들과 함께 야크마을에서 직접 귤을 수확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무르지 않도록 동그란 귤을 살며시 잡고, 꼭지는 조금 남겨 놓은 채로 '톡-' 하고 가지를 자르는 순간 퍼지는 귤 내음.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감귤을 수확하는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게 느껴질 거에요. 감귤 체험 농장 -11월 18일 ~ 12월 말 운영 -비자트 투숙객 한정 -3kg 무료, 초과 시 요금 부과 -기상 상황에 따라 기간 및 시간은 변동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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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C NEWS
    금오도 - 섬앤산
    //이미지// 고종이 명성황후에게 선물한 섬, 식생 우수하며, 다도해국립공원 비경 갖춰 세상을 살아가다 문득 그리워지는 바다가 있다. 콱 막힌 가슴이, 바다 앞에 서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바이러스가 옥죄여 오는 요즘처럼. 아무리 발버둥 쳐도 엉키기만 할 뿐, 풀리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럴 때는 바다가 약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해안길을 따라 걷고, 바닷바람 부는 섬산 능선에 올라서면 생각할 틈 주지 않고 덮쳐오는 원초적인 파랑에 감각이 포위된다. 때 묻지 않은 바다와 산의 협공, 행복한 고립에 빠지게 된다. 걷는 것만으로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곳, 여수 금오도를 소개한다. //이미지// //이미지// 금오도는 우리나라 섬 중 21번째로 크다. 섬이 마치 ‘황금빛 자라’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금오도金鰲島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여수 돌산의 남쪽으로 뻗어 있는 여러 섬과 함께 금오열도를 이루고 있다. 과거엔 사슴이 떼 지어 살 정도로 자연환경이 뛰어났던 곳이다. 특히 금오도의 나무는 궁궐을 짓거나 판옥선을 만드는 황장목으로 쓰일 만큼 귀중하게 다뤄졌다. 조선 왕실에서 직접 관리하며 사람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던 이 섬은 1885년 봉산封山 해제 이후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다. 고종은 금오도를 아내인 명성황후에게 선물로 주었으며, 명성황후는 이곳에 사슴목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명성황후가 사랑한 섬’이란 문구를 볼 수 있지만, 실제로 다녀간 적은 없다. 지금도 서울에서 반나절 이상 걸리니, 당시에는 먼 오지였다. 금오도가 고향인 김병호 선생의 옛 이야기를 들으며 비렁길을 걷는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사투리로 해안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조성된 18.5㎞의 걷기길이다. 모두 5개 코스로 나뉘어 있으며 8~9시간 정도 걸린다. 숲이 울창하다. 다른 섬에 비해 다양한 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은 왕실의 봉인된 섬이었던 까닭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유독 이 섬만 숲이 짙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거무섬’이라 불렀다고 한다. 나뭇가지에도, 바닥에도 붉은 저고리 입은 여인이 있다. 시골 미인마냥 큼직한 통꽃 동백, 이토록 순수한 빨강은 본 적 없다. 사랑 같은 거 믿지 않지만 독하게 눈 맞아 돌아오지 않는 사람처럼, 지독한 일편단심에 차마 꽃을 밟을 수 없다. 김병호 선생이 “동백꽃은 가지에서 피고, 땅에 떨어져서 피고, 사람 가슴에서 핀다”며 세 번 피는 동백의 내력을 알려 준다. //이미지// 짙은 대나무숲이 마중 나오고, 일탈을 감행한다. 편안한 비렁길 1코스를 벗어나, 조성 중인 완전치 않은 샛길로 든다. 김 선생은 “보여 줄 것이 있다”며 길을 이끈다. 벙커는 오래도록 방치되었는지 넝쿨과 어우러져 유적이 되었다. 길인 듯 길 아닌 듯한 은밀한 정글숲 끝에 닿자, 반전 풍경이 펼쳐진다. 바다와 섬이 만나는 모퉁이 끝에 솟은 하얀 등대. 용머리등대다. 이름을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정적인 등대와 망망대해가 만나 단순명료하지만 강렬한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여운이 있어 가풀막을 따라 1코스로 돌아가는 길이 힘들지 않았다. 반듯한 데크길은 별 어려움 없이 바다경치를 실컷 보여 준다. 인심 좋은 시골 백반집처럼 곳곳에서 터지는 경치에 셔터를 누르는 주민욱 사진기자의 손이 바빠진다. 모처럼 젊은 아웃도어 마니아들이 동행했다. 블랙야크 강휘성, 정회욱, 최제우 사원이 바닷바람 앞에 섰다. //이미지// 압도적 시원함, 미역널방 전망대다. 실제로 미역을 널었던 볕이 잘 드는 벼랑 끝으로 튀어나온 마당바위다. 건너편 나로도가 그려 놓은 순한 능선이 평화롭고, 구름 사이로 한 줄기 빛이 조명처럼 바다를 비춘다. 한 굽이 돌아서자 잘 생긴 암벽이 나오고 아래에 너른 송광사 터가 있다. 전설에 따르면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모후산에 올라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조학한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 마리는 순천 송광사에, 한 마리는 고흥 송광암에, 마지막 한 마리는 이곳에 날아왔다고 한다. 이 세 곳에 세운 절을 삼송광三松廣이라 부른다. //이미지// //이미지// 다도해 풍경을 과식한 탓에 걸음이 느리다. 2코스까지 가지 못하고 함구미로 하산한다. 경치 좋은 해안절벽에서 야영하려 했으나, 섬 자체가 국립공원이라 야영이 금지되어 있다. 금오도에서 가장 유명한 금오도캠핑장으로 이동한다. 평일에도 캠핑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이곳은, 폐교를 리모델링해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바다 경치는 기본이고, 샤워장과 화장실 같은 주변시설이 깔끔하다. 대부산 잘못된 이름, 매봉산이 맞아 각자 개인 텐트를 가져와 자기 텐트에서 숙면을 취하고 맞은 아침. 봄이라기엔 바람이 차갑고, 겨울이라기엔 매화가 지나치게 화사하다. 함구미마을에서 매봉산으로 올려친다. 인터넷 포털 지도에는 대부산이라 쓰여 있으나, 이곳이 고향인 김병호 선생은 “잘못된 이름”이라 목소리 높인다. 일제강점기 두모리 일대의 땅을 정부에 빌려(대부) 밭을 일궜다 하여 생긴 이름이 대부산이며, 대부분의 섬사람은 원래 이름인 ‘매봉산’으로 불렀다는 것. 여느 매봉산이 그러하듯 매가 많이 사는 산이라 하여 유래한다. 산 중턱의 정겨운 돌담길은 흔적으로만 남은 중터마을. 100년이 넘었다는 마을 가운데의 비자나무만 홀로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섬산답게 높이는 382m로 낮아도 오르막은 짧지 않다. 외부인의 출입이 봉인된 산이었던 덕분에 지금도 다양한 나무 //이미지// < 금오도 지도 > 내륙 깊숙한 곳인양 경치를 꽁꽁 숨겨두었던 매봉산은 주능선 암릉에 이르러서야 트인 경치를 선물한다. 육지 방면으로 현란한 해안선이 흘러가고, 꼬리 치는 강아지처럼 바람이 와락 안긴다. 오름길의 땀방울을 순식간에 날려버리는 꽃샘바람. 한동안 바람 길 위에 머무르며, 임호상 시인의 시 ‘금오도’를 읊어본다. ‘오지마라 / 이곳은 왕의 나라, 황후의 섬 (중략) 벼랑 끝 내몰리던 간절함으로 오라 / 비렁길 걷는 어디에도 / 경건하지 않은 곳 있으랴 / 금오도 올 때는 / 그대, 아름다운 섬이 되어 오라’ 이제 산행의 달콤한 부분만 남았다. 편안한 능선을 따라 간간이 터지는 남해와 여수 앞 바다의 경치를 야금야금 만끽한다. 태풍에 무너진 팔각정이 있던 터를 지나 짙은 소사나무 숲으로 든다. 에델바이스처럼 순수한 섬세함을 피운 산자고가 눈길을 잡아끈다. 쥐똥나무와 가시나무가 푸른 잎으로 건강한 숲의 식생을 과시한다. 정상은 별 볼일 없다. 이정표와 삼각점뿐, 빠르게 BAC 인증사진을 찍고 드문드문 펼져지는 남도의 선경을 마음에 쏟아 넣고, 여천항으로 내려선다. 목을 꺾고 떨어진 붉은 마음이 바닥에 있다. 끝났다고 방심한 순간, 훅 치고 들어온 동백이 가슴에서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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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지금도 산에 열심히 다니냐"
    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산선배를 만났습니다. 겨울이면 산악인들이 자주 찾는 양주 도락산 산학폭(일명 가래비) 에서 말입니다. 근 10년 가까이 못보다가 만나니 무척 반갑더군요. //이미지// 그 선배는 도봉산입구에서 등산장비점을 운영했었고 지금은 중고장비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선배는 예전에 등반을 열심히 했었던, 아니 '열심히'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열렬하게 다닌 선배였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는 등반을 전혀 안하다가 회사를 다니면서 등반을 한 경우지만, 그 선배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산악회에 입회하여 등반을 했으니 엄청 오랜 기간 산을 다닌 것이죠. 지금은 없어진 고등학교인 서울의 수송전공이라는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 학교 출신들이 만든 산악회가 ‘경송산악회’ 이고 그 산악회에서 개척한 바위길이 선인봉에 있습니다. 지금도 인기 있는 암벽루트인 '경송A', '경송B' 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지// 그 선배는 도봉산입구에서 등산장비점을 운영했었고 지금은 중고장비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선배는 예전에 등반을 열심히 했었던, 아니 '열심히'라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열렬하게 다닌 선배였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는 등반을 전혀 안하다가 회사를 다니면서 등반을 한 경우지만, 그 선배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산악회에 입회하여 등반을 했으니 엄청 오랜 기간 산을 다닌 것이죠. 지금은 없어진 고등학교인 서울의 수송전공이라는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 학교 출신들이 만든 산악회가 ‘경송산악회’ 이고 그 산악회에서 개척한 바위길이 선인봉에 있습니다. 지금도 인기 있는 암벽루트인 '경송A', '경송B' 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루트를 개척한 장본인이 바로 '공재은'이라는 이름의 클라이머였고, 그 선배는 80년대 인수파, 선인파 하던 시절 선인파를 대표할 만한 뛰어난 클라이머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당시 선인파에는 국내에 내노라하는 걸출한 클라이머들이 다수 있었는데 그 선배는 그 클라이머들 중 한 명이었죠. //이미지// 예전의 70-80년대 클라이머들은 대부분 나이 40이 됙 전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고 생업에 종사하느라 산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등반을 한다 해도 예전처럼 못하기 때문에 가끔 후배들과 줄을 묶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위에 그 선배는 맹렬한 클라이머였으므로 체력도 좋고 등반도 잘했지만, 군대는 현역이 아닌 방위(단기사병)를 다녀왔습니다. 군에 못간 이유가 색맹인가 그랬을 겁니다. 암튼 그 선배는 방위시절 선인봉 야영장 텐트에서 군부대를 오가는, 즉 출퇴근을 산에서 했었습니다. 그 정도로 골수 바위꾼 정말 좀처럼 보기 힘든 산악인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도봉산자락 마을에 내려와서 쌀과 부식을 잔뜩 짊어지고 석굴야영장으로 올라가면 몇 달씩 속세에 내려오지 않고 텐트에서 생활하며 등반만 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저도 등반에 입문하고 초창기에 그 선배를 따라다니며 등반을 배우곤 했습니다. 선인봉 인수봉에 가면 죄다 아는 선후배들이더군요. 그러던 선배는 결혼을 하고 생업을 위해 장비점을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서강대학교 근처에 있다가, 신용산역 근처로 옮겼는데 계속 장사가 안되다 보니 손해를 많이 봤고 나중에는 도봉산 입구로 오게 되었습니다. 도봉산 입구에는 천만불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아주 오래되었고 선인 골수 산악인들에게는 고향같은 집이죠. 그 집 어머니와도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머니말에 의하면 중학생때부터 ‘엄마’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하더군요. 그러던 까까머리 학생녀석이 나이 먹고 장비점 차려서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으니 격세지감이라 할 만 하지요. 그 공재은 선배가 결혼할 때 주례를 봐주신 분이 도봉산장을 운영하시던 유용서씨(설악산 권금성산장 주인 털보 유창서씨의 형)입니다. 지금은 미망인인 할머니 혼자 남아 커피를 볶아서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죠. 도봉산 입구에서 장비점을 하던 선배에게 나는 자주 들렀습니다. 선인봉 야영들어갈 때 마다 들렀고, 기회가 있으면 함께 술을 마셨습니다. 장비점 운영이 어려워 자금 결제가 어렵다고 돈을 부치라고 하면 돈을 보냈다가 받지 못해 장비로 가져온 적도 몇 번 있었죠. 내가 산악회 회장을 맡고 있던 시절에는 장비구입은 선배의 장비점에서 주로 했었습니다. 그 선배는 산을 떠났어도 가끔 후배들과 줄을 묶곤 했는데, 선인봉의 중상급 바위길인 '표범길' 을 암벽화도 아닌 릿지화도 아닌 일반 운동화를 신고도 여유있게 등반을 해치웠습니다. 진정 선인파 골수 클라이머가 아닐 수 없었지요. 그 선배와의 추억은 비단 이것 뿐이 아니라 재미난 에피소드도 아주 많았습니다 그 선배는 지금 거벽등반교육을 가르치는 등산학교인 '익스트림라이더'(고 최승철 김형진이 1997년에 만듦) 등산학교 1기 수료생이기도 합니다. 공선배는 죽은 승철과 형진을 무척 아꼈고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선인봉을 대표하는 젊은 시절의 공재은선배에게 비치던 두 후배의 모습은 꼬맹이들이었는데, 세월이 흘러 한국을 대표할만한 거벽등반가로 거듭 났을 뿐아니라 암벽 빙벽에서도 국내 최고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었죠. 그 후배들이 해외원정을 간다고 들르면 장사가 안돼 힘든 시기여서 현금은 못주어도 등반에 필요한 장비들을 챙겨주곤 했드랬습니다. 암튼 가래비 빙벽장에서 오랫만에 만난 공재은선배는 머리에 눈이 하얗게 내려 앉아있었고 몸이 많이 불어있었습니다. 날씬했고 부드러웠던 선배의 몸은 물리적 나이 60살을 훌쩍 넘어 외견상으로는 5년 이상 더 들어 보였죠. 살이 찌고 배도 나와서 더 나이가 들어보였을 겁니다. 내가 선배를 발견하고 “재은 형” 하며 외치자, 나를 보자마자 처음 선배가 한 말이 그것입니다. “이야~ 상섭아, 반갑다...이게 몇 년 만이지? ...... 아무튼 너 지금도 산에 열심히 다니냐!” 난 가끔 선배들이 이런 말을 할 때 두 가지로 해석을 합니다. - 넌 참 오랜 기간 동안 열심히 산에 다니는 구나. - 넌 이 나이 먹고도 여태 산에 다니냐 전자는 칭찬이고 후자는 비아냥입니다. 전자는 '초심을 잃지 않고 등반을 계속하니 대단하다'는 것이고, 후자는 '젊은 시절 청춘을 바쳐 등반에 몰두한 건 좋은데, 나이 먹어서도 계속 하고 있느냐 '라는 자조적인 말입니다. 선배는 도봉역 입구에서 중고등산장비점을 운영한다고 말하며 조만간 소주 한 잔 기울이자고 하더군요. 그 형 술을 엄청 좋아 합니다. 대부분 산꾼들이 그렇듯이… //이미지// 그런데 그 선배의 말처럼 난 왜 여태 산을 다니고 있는 것일까요? 등반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내내 그리고 한 동안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던 화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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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은 가장 큰 '꽃다발'
    //이미지// 봄이 왔습니다 . 봄을 맞아 꽃들이 약속을 지키 듯 차례로 피고 집니다 . 봄이 짧듯 이 꽃들은 잠시 피었다가 집니다 . 그리고 내년 봄이는 다시 약속의 시간이 됩니다. 우리가 산을 찾는 가장 큰 보상은 바로 매년 되풀이 되지만 결코 식상하지 않은 자연의 약속입니다. //이미지// 봄은... '산'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큰 꽃다발'을 우리에게 안겨 주고 있습니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의 생명이 태동하며 진달래, 벚꽃, 개나리....철쭉 등 봄꽃으로 산은 화려하게 옷을 갈아 입습니다. 파릇하게 돋아나는 연둣빛 새순과 만발한 봄 꽃에서 명산100을 도전하는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 //이미지// 산 전체가 거대한 꽃다발이라면 야생화들은 숨은 보물입니다 //이미지// 바짝 엎드려 눈 맞춤을 하면 봄바람에 떨며 고개를 흔들지만 숨죽여 기다리는 동안 맛보는 흙냄새도 봄의 향기입니다. 작고 앙증맞은 야생화를 마치 보물 찾기 하듯 이리저리 찾아 다니게 만드는 천마산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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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PEDITION
    하늘로 간 '산친구'
    //이미지// 오랫만에 집을 나서 등산화 끈을 묶고 도봉산으로 향했습니다. 항상 혼자 가는 길이지만 오늘은 애인이자 아이들 엄마이자 집사람인 그녀와 함께 하는 길입니다. 오늘의 산행 목적지는 8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산 친구가 있는 곳입니다. 선인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그를 묻었습니다. 묻었다기 보다는 장례를 치른 후 유족에게 양해를 구해 유골 일부를 덜어서 선인봉이 잘보이는 산기슭 나무아래에 뿌린 것이죠. //이미지// 도봉산장부터 산길을 알려주고 삼신암터에 들러서 옛이야기 들려주고 주변 구경을 시켜주고 능선길에 올라섭니다. 멀리 경치가 조망되는 너럭바위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쉬던 제 애인이 뒤 편 바위 앞에서 절을 하는 저를 의아하게 바라봅니다. 당시 그 친구를 여기에 묻고 집에 와서 적었던 글입니다. 애인에게는 이야기로 들려준 내용입니다. 항상 그렇듯 산 친구를 보내고 돌아와 정신적 긴장이 풀어질 때면 마치 멀고 긴 여행에서 돌아온 기분이 듭니다. 예전 촐라체에서 하늘로 간 (김)형일을 보낼 때 그랬고,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민)준영을 보낼 때도 그랬습니다. //이미지// 정신적 긴장의 상태를 '텐션(tension)이라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클라이머들이 등반 중 추락할 때나, 추락하기 전에 확보보는 동료에게 외치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줄(자일)을 느슨하게 하지 말고, 팽팽하게 당기라는 의미이죠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필연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슬프고 허망하고 황당한 정도가 큰 것은 불현듯 찾아오는 불확실성에 있는 것이고, 생물학적 나이가 젊거나 어리기 때문에 강도가 센 것 아닐까요. 나이가 많아 찾아드는 노환이거나, 나이가 깊어짐에 따른 자연사(自然死)일 경우에는 '호상(好喪)' 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합니다. 모든 개별적인 죽음이 다 슬프고 사연이 있을진데 어찌 좋다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요.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말이라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공감하고 싶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갑자기 닥쳐 온 산친구의 장례식장 첫 날... 남편의 죽음을 믿을 수 없는, 아니 믿지 않을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집사람이 울며 통곡하더군요. 누구 아저씨도 왔고, 누구 형도 왔는데, 왜 우리 그 이만 없느냐며 ... 발인제가 끝나고 운구를 할 때도, 영구가 화로에 들어갈 때도 그 녀의 통곡은 깊었습니다. 모든 유족이 그렇듯 고인의 유골을 수습할 때가 가장 슬픔이 깊어집니다. 거기서 그 녀가 또 한 번 오열하며 통곡하며 말합니다. 다 들 미워할 거라고, 전부 미워할 거라며 우리들 산사람들을 보며 울며 말합니다. 그의 유골함을 받아 들고 걸어갈 때는 "이게 뭐냐, 겨우 이것 뿐이냐, 다 용서할 수 없어, 다 미워할거야..." 라고 깊게 오열했습니다. 산 다니는 죄, 등반을 하는 죄 실로 큽니다. 그의 집사람의 외침에 우리는 죄인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고인과 함께 산을 다녔던 일행 모두 산에 올라 고인에게 보내는 마지막 상을 차리고 제례를 올리고 그를 보냈습니다. 그녀도 많이 안정을 찾은 모습이더군요. 많은 산사람들에게 그녀가 마지막 인사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눈물을 조용히 흘리더군요. 그 눈물을 보며 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눈물 속에서 스쳐가는 많은 영상들을 보았습니다. 많은 산친구들을 보내며 죽음이라는 것, 이별이라는 것에 이제 웬만큼은 친숙해졌고 무디어졌다 생각했는데 개별적인 죽음 앞에서는 항상 개별적 슬픔이 앞서, 슬프고 눈물 짓게 합니다. 다시 도봉산장으로 내려와 커피를 마십니다. 날이 따뜻해 마당에서 마셔도 너무 좋습니다. 산장의 어머니는 항상 그 모습인 듯 하네요. 친구를 만나고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문을 연 천만불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또 다른 산친구와 유쾌하게 막걸리를 마시고 헤어져 돌아온 날이었습니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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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C Place
    바다위에, 한 송이 꽃이 피다 - 손죽도
    //이미지// 블랙야크는 섬앤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 100개의 섬을 선정하여 여행하도록 추천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섬은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연 자원이자 여행 자원입니다. 섬들은 저마다의 다른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그 자연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다릅니다. 섬여행은 단순한 방문이나 인증이 아니라 그 섬의 자연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수 많은 섬, 그 중 100개,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하는 섬은 '바다위에 핀 한송이 꽃'이라는 손죽도 입니다. 손죽도를 첫 번째 섬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이 작은 섬에 ' 손죽 산악회'가 창립된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코로나 19로 직접 방문하고 축하드리는 것은 어렵지만, 모든 BAC 회원들과 소식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축하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이미지// 손죽도는 전라남도의 섬 여행 사업인 '가고싶은 섬'에 포함되는 곳입니다.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은 '가고싶고', '살고 싶고', '지속가능한 섬'이라는 주제에 맞는 14개의 섬을 선정하여 다양한 여행 관련 컨텐츠와 여행 기반 시설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전라남도의 섬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BAC의 '섬앤산'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 홍보 책자에는 다음과 같이 손죽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보통 연락처 공개를 꺼려하는데 이 책자에는 이장님은 물론 몇 몇 주요 시설의 연락처가 휴대전화 번호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새로 나온 가이드 북에는 여행자를 위해 섬의 여행지도가 있습니다. 섬의 둘레를 연결한 손죽 섬길이 약 4km로 조성되어 있어 안전하게 섬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BAC 섬앤산 프로그램에서 손죽도의 인증위치는 깃대봉의 통신시설입니다. //이미지// 대부분의 섬이 그렇듯 섬 여행의 최 적기는 4월 부터입니다. 전라남도의 섬들은 섬의 특색에 맞는 아름다운 꽃들로 유명합니다. 다음은 전라남도에서 제공한 손죽도의 섬 사진들 입니다. 이제 추위가 풀리고 따뜻한 햇살과 봄바람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섬 여행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첫 번째 섬앤산 '손죽도'로 여행을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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